친구들이 자주 사용하는 이모지는 어떤 걸까? 나는 검정색 마블 패턴이 매력적인 노트 이모지(📓)를 자주 사용하는데 말이야. 문구를 사랑하는 친구들은 분명 이렇게 생긴 노트를 실물로 본 적이 있을 거야. 이 노트의 이름은 컴포지션 노트로 검정색 마블과 거친 내지가 매력적인 노트라고 할 수 있지. 미국에서는 이 노트를 국민 노트라고도 부르는데, 아이폰 이모지에도 떡하니 존재하는 걸 보면, 얼마나 유명하고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노트인지 대충 짐작이 가지?

요즘은 컴포지션 노트의 검정색 마블 패턴을 사용한 노트들이 여러 브랜드에서 출시가 되고 있어. 컴포지션 스튜디오에서 만드는 만년필 노트도 그중 하나야. 문구와 기록을 좋아하는 내 지인들은 적어도 이 노트를 하나씩은 갖고 있는데 말이지. 난 처음에 '노트가 대부분 거기서 거기지, 만년필 노트라고 나온 것들은 뭐가 좀 다른가?' 하고 생각했었다? 근데 요즘 컴포지션 스튜디오의 미니 만년필 노트를 사용할 때마다 느끼는데, 뭐가 다르긴 다르더라고.

나는 몰스킨도 써 봤고, 로디아, 로이텀, 토모에리버 종이도 써 봐서 큰 기대는 안 했었거든. 만년필 노트치고 가격대가 높지도 않다 보니, 그냥 조금 비싼 노트라고만 생각했지. 근데 이게 무슨 일이야? 만년필 잉크 발색이 진짜 예쁘게 나오더라? 특히 이로시주쿠 잉크의 발색이 진짜 예쁘게 나와. 나는 다른 노트들 쓰면서는 '이 노트는 만년필로만 기록해야지'하는 마음이 들었던 적이 거의 없었는데, 얘는 발색이 워낙 예쁘게 나오다 보니 진짜 만년필로만 가득 채우고 싶더라고.

최근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B급 제품들의 할인 행사가 진행되기도 하니까, 궁금한 친구들은 할인 기간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미니 만년필 노트는 주황색 표지밖에 안 남아 있기는 한데, 컴포지션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만년필 노트를 저렴한 가격에 사용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잖아? 나는 검정색, 빨간색, 파랑색이 예뻐 보여서 그냥 할인이 적용되지 않는 일반 제품을 살 것 같지만 말이야.

혹시 코엑스에서 26일 (수) 부터 진행하고 있는 서울국제도서전에 벌써 다녀온 친구들이 있으려나? 이번에 진행되는 2024 서울국제도서전은 6월 26일 (수) 부터 6월 30일 (일) 까지 코엑스 C&D1홀에서 진행될 예정이래. 난 여태까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행사인데, 규모가 엄청 크더라고.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도 많은 것 같고 말이야.

실제로 조금 찾아보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서울국제도서전은 1954년부터 진행된 국내 최대 규모의 책 축제라고 하더라? 매년 주빈국과 주제가 다른데, 올해 서울국제도서전의 주제는 후이늠, 그리고 주빈국은 사우디아라비아로 선정되었대.

심술, 둔감, 무지, 변덕, 호색, 오만, 고집, 무례, 비겁, 야비, 잔인, 사악, 거만, 비굴, 추악, 교활과 같은 말은 인간의 어두운 면을 묘사할 때 쓰는 말이다. 이런 어두운 면들은 인간이 자기만 더 먹고, 더 갖겠다는 욕망을 만들고 서로의 이해에 따라 편을 가른다. 침략, 약탈, 살인과 전쟁은 어둠의 가장 비참한 결과이다. 걸리버는 여행에서 이런 면이 전혀 없는 종족, '후이늠'을 만난다. 이성적, 상식적으로 완벽한 ‘후이늠’의 세상을 만들면, 우리는 전쟁을 그칠 수 있을까? 유능한 인공지능은 우리 미래에 ‘후이늠’이 되어 줄 것인가? ‘후이늠’의 세계가 해법이 아니라면 우리는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까?

🗓️ 서울국제도서전 : 6월 26일 (수) ~ 6월 30일 (일)

지금은 많은 친구들과 이렇게 기록과 문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지만, 나의 아날로그 기록은 아주 사소하면서도 사적인 이유로 시작되었어. 누구보다 두터운 취향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었지. 멋있잖아. '이 친구의 선물로 이걸 고르면 실패가 없지.', '얘는 이런 색상을 좋아하지', '얘는 이런 분위기를 사랑하는 사람이지' 따위의 확신 비스름한 걸 갖고 살고 싶었어.

지금은 나에게도 뚜렷한 색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해주는 친구들이 많이 늘었고, 그것에 감사하며 살고 있는 요즘이야. 운이 좋았지. 내가 취향이라는 걸 자주 기록하고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알게 된 게 몇 가지 있는데, 지금도 변하지 않는 생각 중 하나는 이게 참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라는 거야. 취향을 몰라도 먹고사는 데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근데 나의 취향을 알면 삶의 해상도가 확실히 높아지는 경험을 하게 돼. 문제는 취향이라는 게 하루아침에 찾아지는 녀석이 아니란 거지.

만약 내가 펜에 대한 취향을 알고 싶다면 볼펜도 사서 써보고, 잉크 펜도 써 보고, 펜 두께도 바꿔보고, 해외 제품도 써 보고, 만년필도 써 보고 해야 하거든. 많은 제품을 써 봐야 한다는 건, 그만큼 많은 돈과 시간을 써야 한다는 말이고, 또 그만큼 선택의 실패를 용인해 줄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단 말이 되기도 해. 이게 펜을 예시로 들어서 그렇지 가격대가 조금만 높아져도 충분히 부담이 될 만한 일이라니까? 그래서 취향이 있다는 건, 그만큼 시간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는 증거가 될 수도 있겠단 생각도 종종 하곤 했어.

근데 꼭 가격대가 높은 물건들에 대해서만 취향을 갖고 살 수 있는 건 아니잖아? 1000원짜리 펜에도 충분히 개인의 취향이 있을 수 있고, 하다못해 돈이 안 드는 색에도 취향이 있을 수 있어. 우리가 각자의 취향에 시간을 투자할 용의가 있다면 얼마든지 자신의 취향을 발굴해 낼 수 있는 셈이지.

<하루의 취향>에는 책 제목처럼 취향과 관련된 이야기가 가득해.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수집한 문장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은 '수많은 실패 끝에. 나는 오늘도 나밖에 되지 못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어쩌면 다행스럽게도.'라는 문장이야. 너무 공감됐거든. 그리고 그의 말처럼 내가 기껏 얻어낸 나의 취향이 나를 겨우 나답게 만드는 것에서 그쳤다는 사실에 안도했고 말이야.

7월에도 스테디오에서 두 가지의 챌린지를 운영하기 위한 준비 중이야. 30일 문장 필사 챌린지는 이번에 3기 모집을 시작했고, 취향 탐구 챌린지라는 새로운 활동도 준비 중이지. 하반기에는 내가 따로 계획을 하고 있는 일들이 몇 가지 있어서 7월 이후에는 언제 또 챌린지를 진행할 수 있을지, 어떤 챌린지를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에 대한 내용들이 아직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야. 8월에 비슷한 챌린지를 운영할 수도 있고, 잠시 몇 개월을 쉬어갈 수도 있단 말이지.

✷ 모집 기간 : ~ 6월 29일 (토)

✷ 활동 기간 : 7월 1일 (월) ~ 7월 31일 (수)

✷ 활동 방법 : 매일 반짝이는 문장 하나를 수집하고 필사하기

✷ 준비물 : 노트와 펜

✷ 활동 방법 : 매주 내 취향을 탐구하고 긴 호흡의 글쓰기

✷ 준비물 : 노트와 펜, 디지털 기기

혹시라도 내가 운영하는 챌린지에 관심이 있던 친구들이 있다면, 이번 기회를 활용해 보는 걸 추천할게. 두 챌린지 모두 6월 29일 (토) 저녁 11시 59분까지 신청할 수 있어. 그럼 챌린지에 참여할 친구들은 곧 스테디오에서 만나자! 기다릴게!

이번에 지난 6개월의 기록을 돌아보면서 '역시 그렇지'라거나 이건 좀 신기하다고 느낀 게 몇 가지 있었는데 말이야. 우선 나는 여전히 일자가 다 기재되어 있는 일반 다이어리는 쓰기 좀 힘들더라고. 불렛저널 다이어리를 적기 시작하면서 기록에 대한 강박을 많이 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일자가 적혀 있으니까 하루라도 건너뛰면 큰일이 날 것 같은 부담감을 느꼈어. 대만 다녀오고 나서 1달 정도 기록을 못하니까 그 다이어리를 쓰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진 거 있지.

그런데 따로 이렇게 정리해 보니까 지속에 실패한 것보다 지속에 성공하거나 새롭게 시작한 기록이 더 많네? 일단 생각나는 건 이 정도인데, 다시 찾아보면 뭐가 더 많을지도 몰라. 참 신기한 일이야. 불렛저널 다이어리 적기 전에는 노트 한 권을 끝내는 일이 내 생애 한 번이라도 일어나기는 할까 생각했는데, 조금씩 모든 페이지가 가득 찬 노트들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야. 별 건 아닌데 그런 노트가 늘어날 때마다 뭔가 삶이 좀 풍요로워지는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

1️⃣ 일기 : 새틴북 대신에 미도리 MD노트에 기록 중

2️⃣ 밑미 리추얼 기록 : 데일리 드로잉 일기와 클래식 기록 남기는 중

3️⃣ 고전 필사 : 대학 고전 혼자서 부지런히 필사 중

4️⃣ 불렛저널 : 킨보르 다이어리 없애고 열심히 기록 중

5️⃣ 모닝페이지 : 불안하거나 우울할 때마다 쓰는 중

6️⃣ 문장 필사 : 매일 하나의 문장 수집 중

지난 6개월의 기록을 돌아보면서 다가올 6개월에 대한 계획도 세웠어. 유튜브 영상에서 말한 것처럼 조만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서 하반기 기록 계획에 대한 잡담을 나눠보려고 계획 중이야. 지난번에 생애 첫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해 봤는데 생각 외로 재미있더라. 다수와 전화 통화를 하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일단은 최대한 많이 써 보기로 했어. 그래야만 작은 힌트라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 여러 개의 펜을 사서 기록을 남기며 나만의 취향을 탐색하기 시작했지.

자주 그리고 많이 쓰니까 슬슬 감이 잡히더라? 나는 집중이 되어야 하는 것들을 쓸 때는 두꺼운 펜을 선호하고, 많은 내용을 쓸 때는 얇은 펜을 선호해. 잉크 색상은 진한 게 좋고, 잉크의 흐름이 끊기면 안 돼. 잉크가 많이 나오는 건 괜찮지만, 기왕이면 잉크가 빠르게 마르는 게 편하지. 그런데 그거 알지? 같은 굵기의 펜이라고 해도 펜마다 필감도 다르고 그걸 쓸 때의 내 글씨체도 달라진다?

이렇게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알게 되니까 선택이 한결 쉬워지지 뭐야? 덕분에 요즘은 좋아하는 펜으로 좋아하는 기록을 남기는 기쁨이 가득한 하루들을 보내고 있어. 친구들은 어때? 기록을 할 때 자주 쓰는 펜이 있나? 다른 친구들에게 추천할 만한 펜은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