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보니 일반 카세트 테이프와 생김새가 다르더라? 확실히 일반 카세트 테이프에 비해 두껍지? 이렇게 두꺼운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 카세트 테이프 안에 진짜 종이책이 들어가거든.

그럼 이건 어떻게 읽을 수 있는 걸까? 간단해. 앞쪽 구멍에 펜을 하나 끼워놓고 돌리면 돼. 펜을 움직이면 안에 감겨 있는 종이가 스크롤되면서 위아래로 움직이게 되는 거지. 카세트 테이프 바닥 면이 뚫려 있어서 이곳을 통해 위아래로 움직이는 종이책을 읽을 수 있어. 형태는 아날로그인데, 실제 책을 읽는 방식은 디지털에 가까운 게 바로 북카세트의 특징이야.

북카세트를 만드는 작가는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가 우연히 사람들의 신기한 독서 습관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해. 모임에 참여한 사람 중 대부분은 디지털 방식으로 전자책을 읽었는데, 그 사람들의 경험 중에서 주목할 만한 점이 하나 있던 거야. 바로 책장을 좌우로 넘기면서 책을 읽기보단 위아래로 스크롤을 하면서 읽을 때 훨씬 더 편안함을 느꼈다는 거지.

종이책을 멀리하는 이유 중 하나가 부담되기 때문이래. 긴 문장들이 연속적으로 나열되면서 '도대체 이걸 언제 다 읽지?' 싶은 거야. 그런데 스마트폰으로 책을 보면 어떨까? 문장의 좌우 길이가 단축되지? 그래서 실제로 종이책보다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는 걸 선호하는 사람들이 요즘은 더 많대. 그래서 이들은 디지털 독서 방식에 종이책을 결합해 보기로 했어. 그렇게 북카세트가 탄생하게 된 거지.

북카세트로 책을 읽는 방식이 사실 MZ세대에게 친숙한 방법은 아니거든? 근데 최근에 레트로 문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북카세트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고 하더라고. 80년대와 90년대의 향수를 느끼면서 내가 좋아하는 책 속의 문장을 읽을 수 있으니 말이야. 이게 디자인도 예뻐서 좋아하는 책을 하나씩 소장해 두고 싶은 마음이 솟아난다니까?

하지만 북카세트로 재생할 수 있는 페이지는 고작 10 페이지에 불과해. 그래서 여태까지 제작된 모든 시리즈도 10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양의 이야기만 담고 있어. 다룰 수 있는 이야기의 제한이 있는 거지. 이걸 완성품이 아닌 DIY 상품으로 판매해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아? 그럼 내가 애정하는 문장들만 모아서 언제든 재생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관광객들이 자주 찾지 않는 주민들의 주거 지역 어딘가에 작지만 빛이 나는 공간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있어. 이곳의 이름은 툴스투리브바이(TOOLS To LIVEBY)야. 대만으로 문구 여행을 가는 사람들의 포스팅이나 영상에서는 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멋진 공간이지. 지난 4월에 나도 이곳을 다녀왔어.

일상 속의 비범한 아름다움

TOOLS to LIVEBY는 전 세계의 멋지고 예쁜 문구들을 찾아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책상 풍경이 바뀌는데 기여를 하고 싶다고 말해. 즐거움의 시작점이 다름 아닌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문구류라고 믿는 셈이지. 기록과 문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거야.

앞서 말한 것처럼 TOOLS to LIVEBY는 다안구라는 주거 밀집 지역에 위치하고 있어. 근처에는 관광지라고 할 만한 곳들이 없어서 가는 길 내내 '여기에 문구점이 있다고?'라는 생각이 드는데 말이야. 거기에 진짜 문구점이 있더라고. 오히려 '여기에?' 싶은 곳에 있어서 앨리스에 나오는 하얀 토끼를 따라 동화 속 어느 한 장면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어. 해리포터가 호그와트의 입학통지서를 받고 9와 4분의 3 승강장으로 들어설 때 이런 기분이었을까?

우리의 책상 위 풍경을 바꾸겠다는 멋진 포부처럼 그들은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 다양한 기록 도구들을 엄선하여 수입 판매하고 있어. 우리에게 친숙한 펜코, 미도리, 트래블러스노트도 구경할 수 있더라고. 그런데 알고 보니 TOOLS to LIVEBY가 트래블러스노트 파트너 매장이지 뭐야? 한국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살짝 저렴하니 관심이 있는 친구들은 구매하는 것도 좋아. 나도 여기서 트래블러스노트 패스포트 커버와 속지를 구매했어. 물론 파트너 매장에서만 찍을 수 있는 오리지널 스탬프도 알차게 찍고 왔지.

타사 제품들만 판매하는 건 아니야. 자체 제작하는 상품들도 많거든. 가장 유명한 건 가위와 클립 제품이려나? 국내 문구 사이트에서도 구매가 가능한 걸로 알고 있어. TOOLS to LIVEBY의 자체 제작 상품이 궁금한 친구들은 포인트오브뷰나 툴스투리브바이 공식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길 바라. 

대부분의 내용은 '그래 맞아' 하면서 읽었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어디선가 들은 것 같은 내용이 많았거든. 그런데 나는 딱 이 부분에서 머리를 한 대 세게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어. 무슨 내용이었냐고? 작가가 이런 말을 하더라고. '작년에 사용했던 언어와 올해의 언어가 수준이 비슷하다면 나는 1년 동안 갇혀 산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생각해 보니까 진짜 그렇더라? 우리가 외국어 공부를 할 때는 어휘를 늘려야 한다며 단어도 많이 외우고 새로운 표현도 일부러 찾아서 익히잖아? 근데 모국어는 항상 학습에서 소외되는 경향이 있단 말이지. 아무래도 유년기를 지나고 나서는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충분히 타인과 소통을 할 수 있고, 나의 의견을 피력하는데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그런가 봐.

나는 외국어 배우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는 A 언어를 배워볼까?'라거나 '올해에는 B 언어를 좀 더 공부해 봐야지'라는 계획을 줄곧 세웠었는데 말이야. 지금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하기도 해. 왜 나는 일터에서 매번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중요하다는 걸 몸소 체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공부를 해 볼 생각은 왜 못 했던 걸까? 내가 어떤 단어와 표현을 사용하고 있는지를 돌아볼 생각은 왜 하지 못했던 걸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 다른 사람을 보고 '저 사람처럼 소통하려고 노력해야지'라는 생각까지는 했었는데, 그게 '한국어도 꾸준히 공부해야지'라는 생각까지는 닿지 못했던 것 같아.

친구들에게 내가 어떤 사람으로 보일지는 모르겠는데, 나는 원래 긍정적인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독한 회의주의자, 염세주의자에 훨씬 더 가까웠어. 그런데 일을 하면서 닮고 싶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어느새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 멋지면서 한편으로는 참 다행인 일이야.

말이라는 게 참 무서워. 그래서 요즘은 내가 사용하는 단어와 표현도 가끔 되돌아보려고 노력하고 있어. <언어를 디자인하라>라는 책을 읽고 단어장 기록을 시작했는데 요즘은 좀 소홀했네. 기록을 한 게 언제인지도 가물가물한 상황이라, 이번 잉사이트를 계기로 다시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봐야겠어.

5월에 진행하지 못했던 스테디오 온라인 모임을 다시 모집 중이야. 5월 30일 (목) 까지 신청이 가능하고, 6월 한 달 동안 여러 기록을 남겨 보려고. 벌써 몇 명의 친구들이 신청을 했더라? 확실히 문장 필사가 동양 고전 필사에 비하면 문턱은 낮은 것 같아. 동양 고전 필사도 재미있을 텐데, 관심 있는 친구들 없나? 👉🏻👈🏻

✷ 모집 기간 : ~ 5월 30일 (목)

✷ 활동 기간 : 6월 1일 (토) ~ 6월 30일 (일)

✷ 활동 방법 : 매일 반짝이는 문장 하나를 수집하고 필사하기

✷ 준비물 : 노트와 펜

✷ 모집 기간 : ~ 5월 30일 (목)

✷ 활동 기간 : 6월 1일 (토) ~ 6월 30일 (일)

✷ 활동 방법 : 매일 동양고전 함께 읽고 필사하기

✷ 준비물 : 노트와 펜

동양 고전은 나도 읽기만 하고 필사를 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던 분야라, 이번 모임을 통해 함께 하면 좋겠단 생각이었는데 말이지. 만약 모집이 되지 않는다면 6월에 혼자서라도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 보려고 해.

5월에는 제로살롱에 접수된 사연이 없어서 쉬어갈 예정이야. 다른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고민이 있는 친구들은 언제든 제로살롱 사연접수함에 자신의 사연을 남겨줘. 무거운 고민도, 가벼운 고민도 환영해. 6월에도 접수된 사연이 없으면, 내가 최근에 하고 있는 고민에 대해 이야기해 보도록 할 게. 텍스트 버전의 차중진담이랄까?

6월에는 크게 5가지의 기록을 남겨볼 생각이야. 우선 도전은 여러 번 했지만, 매번 실패하고 말았던 모닝페이지 기록을 아침 루틴 중 하나로 가져가 보려고. 이전에 타오바오에서 구매했던 KINBOR A6 사이즈 다이어리에 파이롯트 쥬스업으로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볼 계획이야. 그리고 일기도 요즘 좀 소홀했는데 6월에는 다시 열심히 기록해 봐야지. 아침에는 모닝페이지를 쓰고, 저녁에는 일기를 쓰는 삶, 좀 멋지지 않아?

 

✷ 준비물 : KINBOR A6 다이어리 + 파이롯트 쥬스업 0.4

✷ 기록 방법 : 기상 후 가장 먼저 기록하기

어제 올린 테무 문구 하울 및 언박싱 영상에서 말했던 것처럼 요즘은 그림 그리는 일에 빠져 있어. 나는 다른 금손 친구들처럼 세밀하고 멋진 그림을 그리는 재주는 없기도 하고, 내가 좋아하는 그림 스타일이 딱 낙서 같은 그림이거든? 결과물에 대한 부담이 없어서 그런가? 그림 그리는 게 재미있더라고. 옆에 간략한 메모들도 남기고 있는데 아주 흥미로워. 그래서 6월에도 매일 하나의 그림을 그리는 걸 목표로 하고 있어.

사실 5월에 밑미에서 설동주 작가님의 <매일 드로잉 일기> 리추얼에 참여를 했었거든. 인증글을 작성하는 걸 자주 잊어서 인증을 한 날은 며칠되지 않지만, 함께 하니까 다른 사람들 기록 구경하는 재미도 있고 좋더라고. 6월에도 새로운 리추얼을 신청했는데 말이지. 평소에 관심 있어 하던 클래식 음악을 디깅해 볼 계획이야. 친구들도 6월에는 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록을 남겨 보는 것도 좋겠다. 어때?

문장 필사와 고전 필사를 건너뛰면 서운하겠지? 스테디오 동양 고전 필사 모임을 진행하게 되면 채근담을 다 같이 필사할 거고, 아니면 혼자서 대학 문장을 필사해 보려고 해. 고전 필사는 나도 처음이라 어떤 노트를 사용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었는데, 단순생활 A5 노트를 구매해 둔 게 있어서 이걸 사용해 보려고.

불렛저널 다이어리 오른쪽 페이지에는 기록별 31일 트래커도 만들어 뒀어. 6월 마지막 주가 되었을 때 각각의 트래커가 가득 채워져 있으면 좋겠다. 친구들은 어때? 6월에는 어떤 기록을 남길 계획이야?